#1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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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연 씨위드편집장
  • 승인 2018.08.07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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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작게 만드는 법_제주에서 닝보까지

 

[이나연=씨위드 편집장]

제주공항에서 상하이 푸동공항까지는 비행에 1시간이 걸린다. 제주공항에서 서울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1시간이라는 걸 떠올려본다. 국가와 언어라는 제약이 없다면 중국과 한국은, 특히 제주는 얼마나 가까운지 깨닫게 된다. 바꿔생각해보면, 국가적 제약들과 언어의 불편을 극복한다면 서로간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다는 뜻이다. 서울과 제주를 당일에 왔다갔다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중국과 한국을 하루만에 왔다갔다는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세계화란 지구가 작아지는 것을 말한다. 축지법이 내가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땅이 접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는 뜻인 것처럼, 세계화란 내가 세계 여기저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움직이기 편하게 작아졌다는 말이다.

운송기술의 발달은 물론이고, 그 운송비용이 저렴해짐은 물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신자유주의의 도래로, 지구는 마음만 먹으면 못갈 곳이 없게 ‘작아졌다.’ 이 작아진 지구에서 여전히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내세우며 편을 가르며 상대국가를 배척하는 논리란 낡고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라는 울타리에서의 장점과 언어적인 한계를 극복하는게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각 국가간의 교류란 생각보다 쉽게 이뤄지진 않았다. 유럽의 국가들이 EU를 조직해 국가간 경계를 허물며 상생하면서, 동시에 EU가입국의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미합중국은 여러국가들의 연합인 것처럼, 전세계가 하나의 세계공화국으로 발전해갈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도 지구 한켠에선(사실상 어디에서나) 전쟁과 가난, 범죄가 끊이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한 낙관, 좋은 세상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세상을 좋은 곳으로 끌어당길 거라고 믿어볼만도 하다.칸트가 기대하고 가라타니 고진이 현재에 맞게 연구한 세계공화국에 대한 꿈은 문화로 가능해지리라 믿는다. 자본주의가 인간과 국가의 이기심을 돈으로 가시화했다면, 그 자본주의의 실패를 본 인류가 이후의 대안을 어디서 찾을까? 먹고사는 문제와는 별개의 일이라며 아직까지 한번도 인류의 핵심과제로 떠오른적은 없지만, 먹고 살만해진 인류가 미래의 대안으로 찾게 될 다음 목적지는 예술이 아닐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과잉생산물을 만들어 내지도 않으며, 만들면 만들어낼 수록 삶은 풍요로워지기만 한다. 여기서 말하는 풍요란 자본주의에서 말하는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고 향유하는 정신적 풍요겠다.

 

얼마 전 2016년부터 제주와 문화도시 교류를 해온 중국 닝보라는 도시에서 열린 국제대학생축제에 컬쳐리포터라는 취재자 입장으로 참여했었다. 닝보는 세계화의 꿈을 일찍이 무역으로 실천한 도시다. 저장성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로 인구는 766만명. 인간이 가진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구현하는 바를 엄청난 스케일로 실현했는데, 과거의 단서들 중 가장 인상적인 세가지는 중국에서 두번째로 길다는 36km짜리의 다리와 인공대운하, 세계 최대의 물류가 오간다는 항구. 제주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음악을 통해 세계의 대학생들과 교류하겠다는 목적으로 팀이 꾸려진 국제학생문화교류단은 푸동공항에서 닝보시내까지는 버스를 타고, 3시간이 넘는 거리를 잇는 구간의 대부분을 바로 36km짜리 항주대교를 건넜다. 닝보 완리대학교에 도착해 닝보 현지 대학생들의 생활을 캠퍼스에서 직접 체험하는 6일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인상깊은 예술작품들이 곳곳에 보였던 랑하루 호텔에서의 <제 7회 닝보대학생축제> 개막식과 환영리셉션은 꽤 성대했다. 닝보의 행사 관계자들의 축사가 끝나고, 마다가스카에서 온 팀의 전통무용 공연은 행사에 활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호주, 프랑스, 카메룬, 가나, 에티오피아, 그라나다, 방글라데시, 한국, 영국 등 10여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학생들이 처음으로 한 장소에 모인 시간이기도 했다. 지구를 작게 만드는 법을 체험하고 있는, 작아진 지구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 한 지구를 여기저기에서 나눠 살고 있는 동료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한 음식을 먹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환영리셉션 후에 상하이 와이탄보다 30여년전에 형성됐다는 닝보 와이탄에서 제주대학생들은 우클레레 버스킹을 했다.

음악이란, 혹은 예술이란 꽤 신비롭게 인간사이를 잇는 매개체여서, 악기를 들고 주섬주섬 버스킹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인데도 금세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수줍은 듯 망설이는 듯 하다가도, 공연에 들어가면 꽤 그럴듯한 연주를 해내곤 했다. 최단시간에 최대효율을 거둘수 있는 코드로만 만들어진 사투리어곡인 <줍당보민>은 무려 중국어와 영어로도 번역돼, 총 3개국어로 번역돼 닝보대학생축제 폐막식 무대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대망의 본 공연 날, 모든 공연팀들이 한 무대에서 춤추고 기념사진도 찍으며, 말그대로 ‘국제교류’를 시각화했다.

공연이 끝날 즈음에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버스에 올라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공연에 흥이 오른 학생들은 버스안에서도 한참이나 노래를 불렀다. 많이 더웠고, 조금 불편했고, 끝내주게 재밌었던 닝보에서의 6일간의 일정은 그렇게 끝났다. 짧은 기간 어떤 국제교류가 가능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함께 공연하고 밥먹으며 닝보라는 지역에서 지구를 작게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이 친구들은 아마 가능하다고 대답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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