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제문화교류 UCLG ASPAC 총회 @ 수라바야
#2 국제문화교류 UCLG ASPAC 총회 @ 수라바야
  • 이나연 씨위드편집장
  • 승인 2018.09.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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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문화적 관광에 대해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시작된 ASPAC 총회에서 제주가 마련한 워크샵의 주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문화적 관광(Cultural Tourism for Sustainable Cities in the Asia-Pacific Region)’이었다. 유니타르와 사이팔제주의 프로그램 오피서인 조지영이 이 프로그램을 주최한 유니타르라는 단체에 대해 소개하면서 세션이 시작됐다.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는 1965년에 설립된 유엔 내 교육훈련과 종합적인 연구를 담당하는 기구로 특히 환경, 평화, 안보, 거버넌스 분야의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4만 명 이상의 수혜자들에게 세미나와 워크숍 또는 원격 교육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개발도상국 수혜자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자 공통된 원칙과 목표를 가진 우수한 도시 및 센터들과 전략적이고 차별화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국제 NGO다.

스마트 시티, 가상현실,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발전 등이 관광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러니까 지속가능한 투어리즘의 밝은 미래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 투어리즘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온 남호주대학의 김경진 박사에 따르면, 관광을 위한 전략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도시마다 별다른 고민없이 성공한 사례를 모방하는 게 문제다. 이를 카피캣 이코노미라고 부르면서 비판적인 시선으로 봤다. 예를 들어 구겐하임 미술관, 왁스뮤지엄(마담투소 박물관)을 도시에서 짓는 이유. 따라하기 좋은 쉬운 방식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라서다.

후기 문화관광은 좀더 창의적인 경험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가진 문화적 유산을 발굴했으면 했다. 모방이 아니라 차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화나 드라마 등의 미디어에 소개된 공간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방식 등이 차별된 방식의 관광 전략이 된다. 과거엔 문학가나 음악가의 유산이 관광객을 위한 어트랙션이었다면, 현재는 대중문화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한류의 시작도 그랬고, <오만과 편견>을 촬영한 영국의 성들이 유명해진 것, 환타지 소설인 해리포터의 촬영지인 기차역이 현실에서 유명해진 것들이 그 예다. 한국은 겨울연가의 촬영지에 수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찾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명해짐에 따라 한국이 유명해진 것, <반지의 제왕>을 따라 뉴질랜드가 유명해진 것도 모두 미디어가 홍보에 톡톡한 역할을 한 관광 전략의 사례다. 만화캐릭터로 유명한 일본은 캐릭터를 향한 팬덤으로 관광산업을 이끌어간다. 이 효과적으로 보이는 미디어 투어리즘에도 단점은 있다. 유행을 따르기 쉽게 마련인 이 방식은 그 사이클이 짧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컨텐츠를 계속 개발해내야 한다.

 

후기 문화관광을 위한 또 다른 방식은 혁신 기반의 접근이다. 현신적 도시 전략으로 회사 등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드리나가 지난 현장을 찾아보던 재난 관광이나 사이클링투어와 와인/음식 투어를 섞는 방식의 클럽문화를 만드는 시도 등이 제시됐다. 해저호텔이나 아이스호텔 등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설을 만드는 방식도 있다. 모두 도시 특성에 맞지 않는 단순 모방이 아닌 도시의 특성을 기반으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된다.

제주에서 준비한 세션은 제주도청 국제교류과의 채은주 주무관과 양쿠라 작가, 그리고 나의 발표 순으로 이어졌다. 채은주 주무관은 올해 10월말부터 11월초에 글로벌 청년문화포럼(Global Youth Culture Forum)을 제주에서 개최하는 내용에 대해 브리핑했다. 양쿠라 작가의 pdf 자료가 프로그램이 다운되어 있지 않아 안 열리는 바람에 내 순서가 먼저 왔는데, 제주의 문화지형과 씨위드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워크샵 참여자들이 아주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10분안에 깔끔하고 짧게 끝내드렸기 때문이다. 긴장하면 말이 엄청나게 빨라진다.

사실 주제랑 별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제주문화지형에 대한 얘기는 좀 했지만 관광얘기는 아니었다. 문화공간 지도나 책방지도를 만든게 관광객들을 문화관광으로 이끌었다는 부대효과는 조금 언급했지만. 대체로는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제주에서 씨위드를 왜 만들어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발표한 셈인데, 엘리베이터에서 필리핀 공무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뭘 한다는 건지 잘 이해 안되는데 그러니까 플랫폼이냐 매거진이냐 스타트업이냐고 물었다. 말하자면 전부다이거나 전부다가 아닌 셈으로, 정확히 어떤 카테고리에 넣기 애매한 활동이긴 하다. 문서화되기 어려운 활동이랄까. 뭘하는 건진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모였고 일을 하고 책을 가끔 내고 파티도 하고 전시도 하고 그러는 중에 참여자도 문화계 분들도 관심이 많아서, 활동이 활발해진 셈이다.

 

이런 활동의 어떤 동력이 제주라는 배경에서 생겨난 것이고, 이런 활동이 문화관광을 끌어내는 어떤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한다. 예술가들의 공간이 생긴다던가, 이런 활동 자체를 보러오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수도 있다거나,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는 체험식 여행프로그램이 만들어질수도 있는 셈이다. 내 차례 다음으로 양쿠라 작가는 바다를 기반으로 해양쓰레기로 작업하며 아티스트들이 네트워킹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베트남, 인도, 부탄, 필리핀,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몰디브, 피지, 네팔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나라에서 온 32명의 문화관련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발표가 이들의 재해석과 각 지역에 상황에 맞게 정책화된다고 생각하면 신기한 노릇이었다. 어떤 활동이나 연구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각 나라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과정을 생각하면,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이 해 낼수 있는 일의 범위와 영향력이라는 게 굉장하다고 여겨졌다.

물론 이들이 발표를 신중히 듣고 실제 정책에 응용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제에서 벌어지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이 워크샵을 대하는 태도가 모두 다들테고, 이 정보들이 적용되는 환경도 다양한 나라만큼이나 천차만별이겠지만 말이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만찬을 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 모두 어떻게 하루를 정리하고 어떤 꿈을 꾸며 , 어떤 내일로 나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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